2018/01/12 20:46

2017. 12. 23. SAT. THORNAPPLE_계몽 그날에 대한 단상

001.
서강대 메리홀 등반은 너무 힘들다.
메리홀 입구로 꺾어지는 그 구간이 참 힘듬. 경사로를 꾹꾹 밟는, 원치않는 슬로우 모션이 되는 구간인데 한겨울인데 공연장 들어가니 한여름처럼 땀이 흐른다. 아 너무 싫어.

002.
메리홀의 웅웅거리는 음향은 어찌할 수 없는가보다. 한 다섯 곡 정도 들으면 괜찮은데 처음에 너무 울려서 보컬소리가 잘 안들린다.

003.
신곡 들려준다길래 두 곡 예상했는데 세 곡 이나 들려줘서 3집이 가까워졌음을 느꼈다. 또 여름에 나오려나.
넓은 밤은 러브송같고 수성의 하루와 로마네스크는 사소설같다. 곡의 형태가 다양해졌다. 수성의 하루는 어려운 달처럼 중간에 변칙박자가 있는데 달과 수성을 했으니 다음엔 금성과 화성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지구는 아지랑이로 했으니까. 쏜애플 갤럭시 시리즈.
수성은 자전주기가 ㅈㄴ길단다. 정확히는 58일 15시간 30분. 자전주기가 긴 수성이라 그런가 곡도 좀 긴것 같던데. 석류의 맛 다음으로 긴 곡이 아닐까 한다. 5분 30초쯤 되려나. 다양한 곡의 형태 중 하나는 홍동균씨의 작품. 로마네스크. 제목이 영어라서 윤보컬이? 영어 제목을? 이랬는데 역시.

004.
석류의 맛이 첫 곡이었는데 영상이 아주 멋졌다. 이건 2층 관객을 위한 영상 퍼포먼스. 콘솔 위치에서 보면 딱 정면으로 보여서 더 좋았을것 같다. 쏜애플은 공연 연출로 추상적인 영상과 조명을 많이 써서 2층에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005.
오늘은 기타줄 안 끊어지고 오래 간다고 생각했다. 빨간 피터 끝나갈 때 쯤 홍동균씨가 기타를 던졌다. '아 쒸펄!!! 줄 또 끊어줘써!!!!!'라는 자막이 보이는 듯 했다. 열정적 퍼포먼스에 환호하는 한편 기타의 안부가 걱정됐다.
멘트 중 다시 원래 기타로 돌아왔을때 윤성현씨가 기타 괜찮냐고 묻는 것 같았는데 이에 홍동균씨는 기타를 쓰다듬으며 "앞으로 기타를 던지지 않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불구경때도 던지고 무대밑으로 떨어지고 그래서 기타가 성치 않을 것 같긴하다. 기타 사랑해주세요.

006.
멘트 없는 건 아는데...심재현씨랑 방요셉씨는 인사만 하다니...그리고 24일 의상과 헤어가 더 이쁘던데!!!!! 이래서 공연은 이틀 다 가는게 좋다. 연속 공연에 하루만 간 건 이번이 처음인데 연차를 써서라도 갈걸 그랬지. 일이 바빠서 쉬면 욕먹었을테지만. 내가 들을 욕 보다 얻는 기쁨이 클테니. 내년엔 꼭...영업시간 긴 곳으로 전배가서 하루는 휴무, 하루는 오픈하고 갈 수 있기를.

007.
윤성현씨가 유난히 기분이 좋아보였는데 아마도 신곡을 발표하고 그게 또 원하는대로 잘 되서 기분이 좋은 것 같더라. 예전에  2013 낯선 열대나 2014 이상기후(전설의 탬버린) 2015 BML(그 때 살짝 어려운달 앞 소절 불러줌). 2015 어려운달(윤성현씨 기타줄 끊어짐). 지금 기억나는건 이정도?

008.
8곡 정도 멘트 없이 연이어 부르다가 뭐 어쩌고 저쩌고 얘기하다가...윤성현씨가 "감사합니다. 쏜애플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건 쏜애플 공연 엔딩(앵콜까지 끝났을때) 멘트인데 이걸 공연 중간에 해버리다니. 난 순간 어? 뭐라고? 기분 좋은갑네. 장난도 치곸ㅋㅋ 이랬는데 다른 관객들은 조용하더라. 그랬더니 "여러분 순진하시네요."라고 하더라. 아마...다들 그게 뭔뜻으로 하는 말인지 몰라서 그랬던것 아닐까?  어떤곡의 편곡이 통키통키했는지 지금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지금이 1월 12일이라서...기억이 희미해진다. 기타 내려놓고 노래부르고 멘트하는 도중에 옷이 자꾸 말려 올라가니까 끌어 내리는거 귀여웠음. 어쩐일로 짧은 상의를 입었나 했는데. 아마 다신 안 입을것 같다.